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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대국이 현대차에 반했다”…이젠 전기차 판매 확대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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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충전기 600대 설치 시작

인도 전역에 7년간 배치키로
첸나이 배터리 공장 곧 준공
전략모델 ‘크레타 EV’ 출시


 현대자동차가 내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크레타EV’의 내연기관 버전 ‘크레타’.<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내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크레타EV’의 내연기관 버전 ‘크레타’
지난 10월 해외법인 중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접 전기차 고속충전기를 설치하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 조립(BSA) 공장도 연내 생산 채비를 마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 시장에 600여 개 전기차 고속충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 충전기는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사업자들과 협약을 맺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전기차 고속충전기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설치 기간은 향후 7년이다. 충전소는 현재 현대차가 인도에 운영 중인 50여 개의 ‘HMIL(현대차 인도법인) 충전소’와 비슷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HMIL 충전소는 150㎾와 60㎾의 급속충전기와 30㎾의 완속충전기 등을 갖춘 충전 스테이션으로 구성돼 있다. 150㎾ 충전기는 84kWh 배터리를 장착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완전 방전에서 충전 완료까지 30분이 걸린다. 현대차 전기차 플랫폼인 ‘E-GMP’는 최대 350㎾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만큼 이 같은 초급속 충전기도 함께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 HMIL 충전소는 충전하는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도 갖추고 있다.

현대차가 직접 전기차 충전소를 짓는 데에는 인도 시장의 저조한 전기차 보급률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전기차를 팔기 위해 인프라스트럭처부터 깔겠다는 것이다. 인도 인구는 14억500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전기차 판매는 저조한 편이다.

인도 전기차 통계 웹사이트 ‘EV 레디 인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9만5134대다. 지난해 한국에서의 전기차 판매량(11만7308대)보다도 적은 수치다.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전기차 침투율’이 인도는 2%대에 불과하다. 한국은 7%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도 최근 뚜렷한 전기차 판매량 성장세가 감지된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증가률은 전년 대비 116%에 달했다. 올해는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기차 공급망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첸나이 완성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 이르면 연내 준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약 46억원을 투입해 짓는다. BSA는 배터리모듈(BMA),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냉각팬 등을 조합한 전기차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셀을 안전하게 구동시켜 구동모터에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BSA 생산을 맡는 현대모비스가 해당 공장을 운영한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배터리, BSA, 구동시스템의 인도 현지화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주특기인 현지화 전략은 전기차 신차 출시로 이어진다. 내년부터는 첫 현지 전략형 전기차 ‘크레타 EV’를 판매한다. 크레타는 2015년 인도 출시 이후 100만대 이상 판매된 인도 시장 베스트셀러 차종이다. 2026년에는 한국에서 인스터 EV(국내 판매명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가 점쳐진다. 김 권역장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들 차종을 포함해 4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는 아이오닉5 한 종이다. 기아 역시 경형 전기 승용차 ‘AY1(프로젝트명)’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은 낮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인도 기업인 타타자동차 점유율은 68%로 압도적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산하 MG가 14%로 점유율 2위, 마힌드라자동차가 9%로 3위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2% 점유율로 5위인 BYD와 점유율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